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건강칼럼] 기침, 그 참을 수 없는 고통

등록2025-07-31 조회34

본문

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교수

‘콜록콜록’
기침은 환절기나 겨울철의 전유물인가?
보통 기침은 감기와 더불어 동반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생각되지만 한여름인 지금도 감기가 아님에도 기침을 동반한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기침. 간질간질 참자니 너무 고통스럽다.
기침을 하고 나면 시원한데 너무 잦으면 다소 경망스럽기도 하고, 만약 오래지속되면 인후통, 흉통, 심하면 디스크 파열을 유발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된다.
만약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한 번 ‘콜록’한다면, 다같이 고개를 돌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사람들을 발견하지 않는가? 아무튼 요즘은 기침은 따가운 눈초리의 원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로 많은 아픔과 고통이 있었지만, 이후 사람들에게 기침 예절이라는 긍적적 변화를 안겨준 것을 우린 간과할 수 없다.
도대체 기침(cough)이란 무엇인가?
기침은 그냥 목에 먼지가 들어가서 하는 걸까? 아니면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일까?
기침은 우리 몸의 중요한 방어 작용 중 하나이다. 기도에 가스,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이물질이 들어오려고 할 때, 기도의 분비물 등이 발생되었을 때, 기도 확보를 위해 흡입된 물질을 기도 밖으로 배출할 때 나타나는 반사 작용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노폐물 방출 알람 시스템’이다.
기침은 한자로 해수(咳嗽)라고 쓴다. 옛날 어르신들이 해수기침, 혹은 해소기침이라고 표현한 것이 바로 기침을 의미한다.
현대의학에서 기침은 감기나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고, 경과에 따라 급성(3주 이내), 아급성(3~8주), 만성(8주 이상)으로 나누게 된다.
모두가 한번쯤은 경험한 대로, 보통의 기침은 1주에서 2주 사이면 나아야 한다. 저절로 소실되기도 한다.
그런데 감기가 다 나았는데도 기침이 계속된다면?
이건 그냥 ‘목감기’의 여운이 아닐 수도 있다.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역류성 식도염, 알레르기, 심지어는 고혈압 약의 부작용까지 기침의 원인은 예상보다 훨씬 다양하다. 즉, 기침은 단순히 "목이 간질간질해서"가 아니라, 몸 어딘가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기침으로 병원을 간다고 가정해보자.
진료를 마치고 처방받은 약을 살펴보자.
아주 간단하다. 보통 진해거담제, 기관지 확장제, 소화제가 기본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소염진통제, 해열진통제, 항생제를 받게 된다.
이것에 비하면 한의학의 처방은 기침의 원인이나 기간에 따라 구분하기에 월등히 복잡하고 상세하다.
이쯤에서 한의학이 끼어들 차례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기침을 '해수(咳嗽)' 파트에서 아주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풍수風嗽, 한수寒嗽, 열수熱嗽, 습수濕嗽, 울수鬱嗽, 노수勞嗽, 식적수食積嗽, 기수氣嗽, 담수痰嗽, 건수乾嗽, 혈수血嗽, 주수酒嗽, 구수久嗽, 화수火嗽, 야수夜嗽, 천행수天行嗽 등 원인에 따른 분류를 상세히 구분하여 치료를 하고 있음이 흥미롭다.
가래가 많다면 담음(痰飮)이 쌓였다고 보고, 청폐화담탕, 삼소음, 소청룡탕, 맥문동탕 같은 처방을 써서 폐를 맑게하고 가래를 없애려 한다. 약 이름도 왠지 몸이 맑아질 것 같지 않은가?
여기에 ‘기침의 성격’도 중요하다. 밤에 심해지는 기침은 음허(陰虛), 즉 몸속 진액이 부족해 열이 올라 생긴 경우로 보고, 아침에 가래가 끓고 몸도 무겁다면 담습(痰濕), 즉 몸속에 습한 기운이 많다는 신호일 수 있다. 같은 기침이라도 언제,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달라진다는 것이 한의학의 묘미다.
한의학에서는 특히 장부의 균형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바, 기침의 본거지는 폐(肺)이지만, 기침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간신(肝腎)의 기운도 영향을 받거나 심지어 비위(脾胃, 소화기 계통)까지 연관되어있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대보음전이나 금수육군전, 보폐탕, 청상보하환 등이다.
가벼운 감기라면 따뜻한 물과 충분한 휴식, 가습기 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우선이다. 특히 밤에 심하거나 숨이 차고, 가래에 피가 섞이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한의학은 이때 제힘을 발휘할테니 한의학의 도움을 요청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