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병원장
피부 건조와 더불어 피부의 탄력도 떨어지고 갈라지며 푸석거리는 계절이다.
오늘은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을 소개할까한다.
바로 가려움증이다.
소양감(搔癢感 : 긁을 소, 가려울 양) 혹은 소양증 이라고 표현하며, 이름만 들어도 몸이 움츠러들고 왠지 불편해진다. 갑자기 피부 이곳저곳을 긁고 싶은 느낌은 나만의 느낌일까?
가려움증은 왜 발생할까?
의학적으로 히스타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히스타민은 알레르기 반응이나 염증에 관여하는 화학물질이다. 면역계 세포에서 항원항체 반응으로 유리된 히스타민은 기관지 수축(알러지성 천식), 모세혈관 확장, 투과성 증대(콧물이나 부종)등을 일으키게 된다. 방어체계를 발동한 것인데, 우리는 괴로움을 겪어야한다는 사실.
‘긁어라, 긁어라’ 하는 명령을 지속적으로 내고 있으니 그 유혹을 어찌 참을 수 있으리?
가려운 곳을 긁었다 치자. 조금 강하고 반복적인 경우는 진물이라 부르는 삼출물이 동반되기도 하고, 피부의 상처로 염증반응이 발생하기도 한다. 피부가 두꺼워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는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할 수 없을 정도이고,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뜨린다. 긁는 모습을 보면 사실 주변 사람들의 불쾌감도 배가 된다. 피가 나야 직성이 풀린다는 환자분도 계시니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모기에 물렸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곧바로 가려움증이 생기고 붉게 부어오른다. 5, 60대 이상이라면 바로 침을 발라 이 증상을 줄이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알러지를 유발하는 음식을 먹은 이후, 어떤 약물을 복용한 이후, 동물의 털을 만지거나 옷을 입을 때도 가려움증은 나타날 수 있다. 산에서 옻나무나 환삼덩쿨 등을 잘못 만진 경우에도 피부에 바로 신호가 오고 나도 모르게 손으로 긁기 시작한다.
최근 두 분의 케이스에서 10수년 기르는 반려견을 통해 가려움증이 나타났던 경우도 있었고, 환삼덩쿨로 심한 가려움증과 발진을 경험한 학생도 있었다.
외부 자극에 대한 피부의 즉각적인 반응 뿐만 아니라 습진, 아토피피부염, 접촉피부염 등의 피부질환과 옴, 곰팡이 균이 원인이기도 하다. 당뇨, 요독증, 만성 신부전, 갑상선 질환 등의 전신질환의 경우도 흔히 나타난다. 특히 여성들의 음부 가려움증이 있을 때 당뇨병을 진단되는 경우를 필자는 많이 경험하였었다. 그 외 수술 부위가, 투석한 이후, 수혈 이후, 정신적 스트레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곳으로 갑작스럽게 이동할 때 두드러기와 더불어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온도 변화가 원인이다. 이를 콜린성두드러기라고 한다. 기타 화학 물질 등의 외부자극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보통 가려움증이 발생하면 병원에서 자세한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만약 알러지를 의심할 경우는 마스트검사로 알러지 유발물질을 확인하게 되며, 혈액검사, 흉부방사선 검사, 대변 검사, 갑상선 및 간/신장 기능 검사, 면역검사 등을 통해 원인 질환을 확인해야한다. 필요시 피부 생검을 시행하기도 한다.
소양감 치료의 기본은 알고 보면 단순하다. 원인 질환의 치료이다. 병의원에서는 보통 증상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및 연고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항히스타민을 복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일시적이다, 약을 안 먹으면 더 심해진다, 졸린다 등의 불편감을 호소하게 되고, 장기 사용의 경우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도 심각하기에 한의학적인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경우가 꽤나 많다.
필자는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치료를 위해 회피요법(자극적인 직물, 동식물, 음식 등), 보습제 사용, 스트레스 관리,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제한, 보습제 사용, 온천 등을 권고하고 있다.
그럼 한의학에서는 가려움증을 어떻게 평가하고 치료를 하고 있을까?현대 한의학에서는 피부의 제반 가려움증이나 피부현상은 대부분 내재되어 있는 熱(열)이라는 개념이 지배적이다. 바로 풍열, 습열, 혈열, 열독, 화열, 허열 등이 그것이다. 치료는 몸안의 열을 제거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용담사간탕, 황련해독탕, 청폐탕, 청기산, 탁리소독음, 청상보하탕 등의 처방이 바로 몸안의 119가 된다.
그리고 <동의보감>에서 강조하는 한 가지도 고민해볼 만하여 소개한다.
“浴癢無如鹽, 濃煎湯浴身, 最效(욕양무여염, 농전탕욕신, 최효 : 가려움증에 소금 같은 것이 없다. 소금물 목욕이 최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