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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건강칼럼] 살찐 것인가, 부은 것인가?

등록2026-01-06 조회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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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병원장

“후루룩 짭짭” 쫄깃한 면발에 매콤 시원한 국물. 그렇다. 라면이다. 대한민국은 과히 라면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라면을 즐겨하고 사랑한다. 하지만 라면의 맛과 추억, 명성 속에 가려진 하나의 진실이 있다는 사실. 신기하게도 라면을 먹고 자면 어김없이 아침에 얼굴이 부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눈두덩이가 두툼하고 얼굴이 부어 있거나, 귀가 후 양말자국이 선명하게 남는 발목을 보는 경우, 반지가 잘 안빠지는 손가락을 보면서 부은 것인지, 살이 찐 것인지 헷갈릴때가 많다. 라면이 범인일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부종 속에 숨겨진 수많은 질병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부종이란 무엇인가? 부종(浮腫 ; 붓기, edema)은 의학적으로 조직 내에 림프액이나 조직 삼출물 등의 액체가 고여 과잉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다. 인체 조직에 수분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라는 뜻이다.
이런 표현을 써본 적이 있는가? “너는 나를 물로 보니?”
인체 내부에는 수분이 평균적으로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니 위 표현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부종 현상은 어떤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것일까?
첫째는 신장질환이다. 콩팥이라 이름하는 신장은 인체의 모든 수분이 꼭 한번 거쳐야 하는 중요기관으로, 수분과 전해질의 하수종말처리장 혹은 재생공장 역할을 감당한다. 이곳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해질 불균형으로 부종 뿐아니라 위약감, 경련 등 전신 근육의 이상과 심장 박동의 이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투석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둘째는 간질환이다. 간경화와 같은 간의 문제가 발생하면 간의 문맥압이 항진되고, 단백질 합성 등 여러 가지 화학반응 이상으로 복부와 주변의 부종이 발생하게 된다. 복수 제거를 해야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셋째는 심장질환이다. 심장의 펌핑기능이 약해지면 전신으로 나갔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로 인해 말초, 특히 발목 등 하지 부종이 생기고 폐의 울혈로 호흡곤란, 기침, 쌕쌕거림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강심배당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넷째는 여성들의 특발성 부종을 들 수 있다. 여성들의 변화는 무죄라고 했던가? 여성은 남성과 달리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일 중의 수분 변화로 체중도 많은 변화를 보이게 된다. 부었다가 가라앉기를 밥 먹듯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갑상선 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나 기타 림프 순환 장애를 앓고 있는 경우, 국소 감염,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생활 습관도 부종의 원인이 된다. 심부정맥이 폐쇄돼 부종과 파행(발을 저는 현상)을 보였던 환자가 디스크로 오인해 고생했던 경우도 본 적이 있다. 또 NGO 단체의 광고에 등장하는 배만 볼록하고 마른 모습의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영양결핍, 즉 단백질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복부부종도 있다.
일반적으로 부종에 대한 양방 치료는 이뇨제, 염분 제한, 그리고 원인 질환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부분 효과는 신속하다. 변화가 눈에 띈다. 하지만 문제는 수치는 좋아졌는데, 몸은 여전히 무겁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종 현상이 반복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부종은 어떨까? 한의학에서는 간수, 심수, 비수, 폐수, 신수 등으로 구분한 오장수와 풍수, 피수, 정수, 석수, 황한, 그리고 부종의 특성에 따라 음수(陰水)와 양수(陽水)로 구분하고 있다.
특히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장부의 이상 여부, 기력의 허실(虛實) 여부, 차고 더움의 한열(寒熱) 여부를 확인하되, 비(脾), 폐(肺), 신(腎) 등 3개의 장기가 역할 감당을 잘 하고 있는지를 중요시 여겼다.
결론적으로 보중(補中) 행습(行濕) 이소변(利小便)이라는 부종의 치료원칙을 제공하며 보중치습탕(補中治濕湯), 실비음(實脾飮), 오령산(五苓散), 위령탕(胃苓湯), 복령탕(茯苓湯) 등의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현대적 해석을 통해 각각의 특성에 맞게 지금도 적극 활용되는 것을 보면 선조들의 지혜가 대단함을 볼 수 있다.
“혹시 어젯밤에 라면 먹고 잤니?” 아침 얼굴이 부은 모습에 이제는 이런 질문은 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