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도자료

[건강칼럼] 쾌변을 꿈꾸며 - 변비(1)

등록2026-03-11 조회3

본문

김윤식'

대전대학교 천안한방병원 중풍뇌신경센터 / 내과센터 김윤식 병원장

“유쾌, 상쾌, 통쾌”
무슨 구호 같기도 하고, 왠지 모를 시원함이 느껴진다.
그렇다. 어느 제약회사의 약물 광고 카피의 하나다. 유명 연예인 세 분이 외치는 소리를 보며 그 질병으로 고생한다면 한번쯤 먹어봐야 할 것 같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병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어느 연령대건 이 증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선뜻 얘기하기 곤란해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변비(便秘, constipation)다.
사람은 누구나 음식을 섭취한다. 섭취한 음식물은 입과 식도를 거쳐 위로, 소장과 대장을 거쳐 항문을 통해 노폐물, 즉 변으로 나오는 정상 과정을 거치게 된다. 보통 하루에 한 번 이상 대변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2~3일에 한 번 보더라도 대변이 굳지 않고 편하게 본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대변을 보지만 시원하게 보는 사람도 존재한다.
하지만 변비가 심해지면 보통 삶의 질이 떨어질뿐더러 피부와 혈관, 심장, 뇌 등에 미치는 영향이 꽤 많기 때문에 관리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질병관리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민의 2~20%가 변비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생하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원장님, 매일 변을 보는데 시원하지가 않아요”
“변이 토끼똥처럼 딱딱하게 나와요. 피가 날때가 있어요.”
“변을 며칠에 한번 봅니다. 너무 힘들어요.”
변비의 얼굴은 이처럼 다양하다. 변비가 발생하면 일단 화장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다. 배변 후에도 변이 남은 듯한 느낌, 복부 팽만감, 하복부의 불쾌감, 복통 등이 동반되기도 하고, 만성화 되면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이 생기고, 이는 변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비는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데 이로 인해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게 되면 항문이 찢어져 붉은 피가 뚝뚝 흐른다는 사람도 있고, 혈압이 올라가 뇌졸중 같은 중대한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변비의 원인은 무엇일까? 현대의학에서는 변비는 크게 일차성 변비와 이차성 변비로 나눠진다.
일차성 변비는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배변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로, 주로 대장운동이 느려서 대변을 목적지까지 잘 통과시키지 못하는 서행성 변비나 대장은 잘 통과하지만 직장에서 항문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 주지 못하는 직장 배출장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차성 변비는 대장 부위에 생긴 국소적인 문제 혹은 전신 질환이나 특정 상태로 인해 변비가 발생하는 경우로, 대장 부위에 발생하는 치질이나 치열, 항문협착, 대장협착, 탈장, 대장염, 게실염 등이 해당하고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 내분비 질환, 뇌졸중 혹은 파킨슨 질환 같은 신경계 질환, 임신, 생리불순, 디스크 혹은 척추 압박골절 같은 척추질환 등에 의해 발생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운동 저하, 수분 부족, 식이섬유 부족, 스트레스, 약물, 그리고 질병 등이 주요원인으로 설명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극도로 줄임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변이 원천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장의 연동운동이 느려지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변비가 흔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변비의 치료 역시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 과일 섭취, 규칙적인 음식과 수분 섭취, 적당한 운동, 필요 시 완하제, 장운동 촉진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잘 먹고 제대로 운동함이 변비 치료의 기본이고 원칙이라는 의미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篇)에는 변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기록돼 있다. 일반 변비 뿐 아니라, 소아의 변비, 노인의 변비, 산후 부녀의 변비 등으로 나눠 각각의 특성, 원인, 치료의 차등을 두고 접근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참 섬세하다.
70대 어느 환자의 얘기를 소개한다.
평소 변비가 심하고, 복부팽만, 식욕부진과 활동량이 점점 떨어져 기력도 약화돼 이약 저약을 먹어봐도 그때 뿐이고 다시 증상이 발생해 병원에 내원하게 됐다고 한다. 수분섭취와 식이섬유 보충, 적당한 운동을 설명 드렸더니 물을 마시면 자다가 소변을 보게되어 불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물은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할아버지, 물을 많이 드셔야 변비가 해결됩니다. 운동도 하시구요. 꼭 기억하세요.”